공연소식

2018.08.09 01:53

김삼진의 사자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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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망산이 멀다더니, 냇물 건너 북망산이로다!”
 
상여머리를 들고 부르는 향두가(香頭歌)의 한 대목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리를 이렇듯 가깝게 여겼습니다. 삼도천(三途川) 한 번 건너면 저승 문턱이라니요. 상상의 힘이 제법입니다. 죽음의 세계를 굳이 심리적으로 밀어내지 않았던 셈인데요.
 
<사자死者의 서書>의 연행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인간적일 수 밖에 없는, 가장 솔직할 수 밖에 없는 ‘죽음의 의식’에 접근하고자 합니다. 죽음이야말로 삶에 대한 가장 강렬한 연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드마삼바바는 일찍이 중유(바르도bardo)의 차원을 비밀 교법으로 남겼습니다. 조금 더 설명을 드리자면, 바르도(Bardo)는 둘(do) 사이(bar)라는 뜻입니다. 낮과 밤의 사이인 황혼녘을 떠올리시면 좋습니다. 나아가 이 세계와 저 세계의 틈새를 지칭하는데요. 이승에서의 시간 개념과는 다소 다르겠지만 티벳에서는 사후 49일 동안 머무는 중간상태를 `바르도`라고 부릅니다.
 
웰빙well-being이란 말이 유행하면서 이제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습니다. 이번 공연은 미련으로 얼룩진 어느 망자의 넋을 따라가는 데 초점을 둡니다. 생의 소중했던 기억들은 각자의 기억 속에 뒤엉켜 있을 텐데요. 망자는 이 혼돈의 시간과 마주한 채 과연 회한悔恨의 눈물을 씻어 낼 수 있을 지, 자못 궁금한 오늘입니다.
 
 

[줄거리]
 
누군가 운명을 달리한다. 가족은 서둘러 망인이 입었던 옷가지를 들고 지붕에 오른다.
이제 옷가지를 흔들며 육신肉身을 떠나가는 망자의 혼백을 부른다. 초혼招魂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게 맞아들인 혼백을 이제 신주神主에 좌정시키면, 비로소 장례葬禮가 시작된다. 어느새 시신을 씻겨 수의를 입히는 일, 즉 염습殮襲 역시 진행된다. 아직 혼이 머물러 있으니, 망자에게는 ‘이승에서의 마지막 목욕’이 될 터.
염장으로서는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중요한 예의 순간이기도 하다.
 
한편, 망자의 의식은 이제 깨어나, 바르도 bardo 상태에서의 밝은 빛과 두렵고 불안하기만 한 빛과 조우한다. 낯선 존재들의 움직임을 목도하며 이들 곁으로 다가가려 애쓰지만 쉽지가 않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망자는 환영처럼 생의 한 가운데 놓쳤던 미련들과 마주한다. 조금씩 망각의 시간이 다가오고, 비로소 망자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낀다. 결국 씻을 수 없는 자신의 업보業報와 마주한 망자는 이제 다시 이승으로 회귀하려 절규하지만 이는 모두 부질 없는 짓일 뿐. 신神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다시 이승의 시간으로 되돌아가려 발버둥치지만, 세상사는 참으로 연기와 같다. 이제 망자는 회한悔恨의 눈물을 흘리며 환영처럼 안개 자욱한 미로 속을 헤매는 신세로 전락하고야 말았던 것. 철퇴에 둘러싸인 망자의 업보를 끊기라도 하려는 듯 누군가 씻김굿을 펼쳐 들자, 황혼녘 노을만이 검붉은 무대를 애태우는데…….
 
“죽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가치있는 과학이며 모든 과학을 초월하는 것임을 그대는 알아야만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것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것이다. 영원히 살 사람도 없고, 또한 영원히 살기를 기대하거나 확신할 사람도 없다. 그러나 죽는 법을 배울 만큼
지혜를 가진 사람은 세상에 너무도 적구나. 나는 그대에게 이 신비의 가르침을 주노라. 이 가르침은 그대 영혼의 행복에 큰 도움을 줄 것이고, 모든 아름다운 삶의 근본이 되리라.”
 
<오롤로기움 사피엔티아, 14 세기> 
 

 
[프로필] 
      
김삼진 (안무)

한양대학교 박사과정을 졸업하였으며 2011 문화예술 명예교사로 위촉 되었다.
1984년 김삼진 무용단을 창단, 국제적으로 창작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2002년 Fullbright Award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
대표작 <동상이몽>, <굴절>, < Vacant House >, <사계>, <요석의 춤>, <기원무>, <네번째 시도>, <발원>, <반>, <출정>, <잠시> 외 다수
 

우광혁 (음악 디자인)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프랑스 소르본느대학 DFAP.DEA(박사 수료).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이며 (사)빛소리 친구들 Fun Dance company 예술감독, 빛소리 월드뮤직 앙상블 대표, (사)장애인 문화협회 예술전문위원이며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 국제적인 음악 공연가로 활동하고 있다. 무용음악 ‘또 하나의 마음’ ‘경희의 꿈’ ‘유랑자’ 등을 발표 했으며 세계 악기 여행 렉쳐 콘서트 600여회 공연, 저서로는 무용의 동작과 리듬, 우광혁의 7개 국어 뮤직 게임 등을 출판하였다.
 

정일균 (연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파리8대학 석사, 파리 10대학 박사준비과정DEA(박사수료).
현재 루터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
연출작 <천문대의 무도회>, <사랑 길을 묻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출연작 <페이퍼레인>, <죽음 혹은 아님>, <토스카나> 외 다수
 

허진원 (글)
서울예대에서 극작을 전공했다. 프랑스 유학 중 집필한 희곡 <덫>이 뒤늦게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발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국 연극·뮤지컬 대본 공모 최우수상 수상작 <사랑, 그것은> 및 창작산실 대본 공모 우수상 수상작 <녹턴> 등을 집필했다.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이었던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의 원안 및 작사에 참여했으며, 작품집으로 허진원 희곡집 <미사여구없이> 등을 발표했다.
 

박명희 (연기)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뉴욕 사라로렌스 대학에서 연기전공 MFA과정을 마치고 현재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
<카르멘> <라보엠> 등 다수의 오페라와 영화 <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곳>, <영도다리>등 동녁필름의 액팅 디렉터로 활동.
출연작 <자유로>, <레테의 강>, <칼로,그리다>, <결혼피로연>,<인내의 돌>, <안티고네>, <오델로 니그레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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