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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 1937~1989)의 인기 가수로 성장한 배경을 살펴보면 일본인 어머니의 역할과 전통 무용이 큰 바탕이 되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소라 히바리’는 6살 나이에 동네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고 9살에 정규 무대에 섰으며 12살에 영화의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때 영화 주제가 ‘슬픈 휘파람’과 함께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는 천재적인 감성을 발휘하였습니다. 당시 영화에 등장한 연미복 차림의 ‘히바리’ 사진이 미국 최대 잡지 ‘라이프지’에 소개되었던 사실은 당시 선진국 전문가들이 그의 천재적인 예능 성을 감지하였다는 뜻일 것입니다.

 

‘미소라 히바리’의 성장 배경을 보면 음악과 연기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천재적인 감각을 드러내어 모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생선가게를 운영하던 아마추어 음악가 수준의 아버지 영향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석탄을 파는 수레를 끌었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예능의 전문적 지식이 없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이 바탕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히바리’가 예능 활동을 시작하면서 분장에서부터 소품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어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분신과 같은 매니저로 35년의 세월을 동고동락한 어머니 ‘가토 기미에’(加藤 喜美枝. 1913~1981)의 열정적인 집념이 낳은 결과라 하여도 과언은 아닙니다.

 

 

▲ (좌) ‘미소라 히바리’ 12세 출연 영화 슬픈 휘파람 장면 (중) ‘히바리’ 와 어머니 (우) ‘미소라 히바리’ 출처: https://ja.wikipedia.org     © 브레이크뉴스

 

일본의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살펴지는 내용은 어머니 ‘가토 기미에’가 딸 ‘히바리’의 천재적인 예능 성을 감지한 이후 일본의 ‘하나야기류’(花柳流) 라는 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하였던 사실입니다. 이는 ‘미소라 히바리’라는 천재적인 국민가수가 탄생한 가장 큰 바탕이 되었음을 기억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잠시 오늘날 전해져오는 일본 전통 무용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전통 무용은 음력 7월 15일인 ‘본오도리’(盆踊り)때에 춤추는 지역마다 전승되어 오는 민속춤이 있습니다. 이러한 민속춤과 구분하여 무대에서 공연으로 추는 춤을 일본 무용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일본의 무용은 전통적인 가면극 ‘노가쿠’(能楽)와 전통 연극인 ‘가부키’(歌舞伎), 그리고 전통 풍자극인 ‘교겐’(狂言) 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쉽게 전통 연극 ‘가부키’를 구성하고 있는 음악과 대사와 그리고 의상과 춤과 같은 요소에서 춤이 가지는 특성적인 구성 부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긴밀한 연관 속에서 발전하여온 일본 무용은 크게 5대 유파로 정리됩니다. 이는 1700년 무렵에 창시된 ‘니시카와류’(西川流)와, 1704년 창시된 ‘후지마류’(藤間流), 그리고 1800년 무렵에 창시한 ‘반도류’(坂東流) 와 함께 1849년 창시한 가장 거대한 일본 무용 파인 ‘하나야기류’(花柳流) 와 1895년 가장 뒤늦게 등장한 ‘와카야기류’(若柳流) 가 바로 일본의 5대 무용 계파입니다.

 

이를 상세하게 살펴보면 1700년경 ‘니시카와 센조’(西川仙蔵. ?~1756)에 의하여 창시된 ‘니시카와류’(西川流)는 일본 무용의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유파입니다. 창시자 ‘니시카와 센조’는 가면극 ‘노’(能)의 연주자인 ‘하야시카타’(囃子方)에서 출발하여 전통 연극인 ‘가부키’(歌舞伎)의 연주자 ‘나리모노시’(鳴物師)로 활동한 후 ‘니시카와류’(西川流)를 창시하여 오늘날 10대 센조’(仙蔵)로 이어진 역사를 열어 1999년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참고할 내용은 가면극 ‘노’(能)의 명칭이 에도시대까지는 ‘사루가쿠’(猿楽)로 불렀으나 1881년 메이지 시대의 특권계층인 ‘카조쿠’(華族)에 의하여 ‘노오가쿠샤’(能楽社)가 설립되면서 보편적으로 노오가쿠(能楽)로 부르게 된 배경입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가면극 ‘노’(能)는 성대모사의 ‘모노마네’(物真似)이거나 희극적인 ‘고츠케이’(滑稽)와 달리 스토리가 있는 예능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이는 신의 제사를 예능적 관점에서 추구하여온 오랜 역사를 가진 ‘가구라’(神樂)와 양대 산맥을 유지하여온 일본 예능의 맥락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우리나라 고구려 시대에 가장 유행하였던 가면 춤 ‘속독’(束毒)과 만나게 됩니다. 이 가면 춤이 일본에 ‘고마가쿠’(고려악-高麗樂)라는 음악으로 전해져 일본 전통음악의 양대 산맥인 ‘도가쿠’(唐樂-Tōgaku)와 ‘가가쿠’(雅樂-Gagaku)중 ‘가가쿠’에 ‘신소우도쿠’(進走禿)로 자리하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가장 신성한 ‘가구라’(神樂)가 오늘날 일본 궁중에서 ‘미가구라’(御神樂)로 이어져 가고 민간에서는 ‘사토가구라’(里神樂)로 일부 전승되고 있지만 이를 상세하게 살펴보면 이러한 ‘가구라’가 바로 우리의 고구려 음악에서 전해진 ‘가가쿠’(雅樂)에서 생성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의식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으나 여하튼 일본은 국가적인 ‘가구라’(神樂)를 어느 시점에서 배제하여 일부 ‘가가쿠’의 악인(樂人)이 이를 전승시켜 그 명맥만 흐릿하게 남아있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감출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면서 일본 무용의 대표적인 5대 유파를 다시 살펴보면 1704년 무렵 창시자 ‘토지마 칸베’(藤間勘兵衛. ? ~1769)에 의하여 창시되어 다양한 유파를 낳은 역동적인 힘의 율동을 특성으로 하는 ‘후지마류’(藤間流)가 있습니다. 세세한 동작을 배제한 상징적인 큰 흐름의 율동이 특징인 이 유파는 대를 이어가던 중 여러 문제로 충돌하여 ‘후지카게류’(藤陰流)와 ‘마츠모토류’(松本流)와 같은 새로운 유파로 나뉘었습니다.

 

이어 1800년 무렵 등장한 무용 유파가 ‘반도류’(坂東流)입니다. 이러한 ‘반도류’는 일본의 고전 연극 ‘가부키’(歌舞伎)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러한 ‘가부키’를 살피려면 일본의 전통적인 인형극 ‘분라쿠’(文樂)를 반드시 짚고 가야 합니다. 일본의 전통 인형극 ‘분라쿠’는 13세기경 중세 ‘무로마치 시대’(室町 時代)에 ‘에비스카키’(夷舁き)라는 인형놀이 패에서 출발하여 ‘에도 시대’(江戶時代) 1603-1867)를 거치면서 이야기를 읊조리는 ‘조오루리’(淨瑠璃)와 접목하여 ‘닌교조루리’(人形淨瑠璃)라는 인형극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이후 인형극 전용 극장 ‘분라쿠좌’(文樂座)가 만들어지면서 ‘분라쿠’(文樂)로 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인형극 ‘분라쿠’는 하나의 인형을 세 명이 조종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삼인 조종 인형극으로 전통 연극 ‘가부키’(歌舞伎)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극이라는 점도 참고할 내용입니다.

 

일본의 5대 무용 유파 중 하나인 ‘반도류’(坂東流)의 바탕인 전통 연극 ‘가부키’(歌舞伎)는 한쪽으로 기울은 상태를 뜻하는 동사 ‘가타무쿠’(傾く)에서 유래된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보편적인 것에서 일탈한 호색적인 행동을 표현하는 내용이 많은 극으로 음악과 춤과 연기가 어우러진 종합 연극입니다. 이러한 ‘가부키’ 극은 여성으로 이루어진 극단에서 시작되어 인기가 상승하면서 지방 귀족과 세력을 가진 상인과의 풍기문란한 일들이 도를 넘어서자 도쿠가와 막부에서 여성의 가부키 극 출연을 금지시켜 버립니다.

 

이에 등장한 배우가 여장 남자 배우 ‘온나가타’(女形)입니다. 오랜 실험과 숙련을 통하여 여성 심리를 세세하게 표현하는 여장 남자 배우 ‘온나가타’의 등장은 여자보다 더욱 여성스러운 연기에 뜨거운 반응을 가져와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표현 동작에 따른 고유한 규범이 만들어졌고 독특한 양식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람객을 가로질러 무대와 연결된 마루 통로인 ‘하나미치’(花道)와 회전하는 무대가 만들어진 내용은 세계 연극사에서 가장 선구적인 사례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가부키’ 배우로 시작한 무용 유파 ‘반도류’(坂東流)는 유파의 당조 3대인 ‘반도 미츠고로’(坂東 三津五郎. 1775~1831)에 의하여 창시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무용을 단순한 춤이 아닌 무용의 구성에서 ‘가부키’ 극의 구성을 차용하여 춤 속에서 특성적인 배역이 주어져 이에 따른 연기력을 중시하는 유파로 일본 무용계에 가장 특성적인 춤을 선보이는 유파입니다.

 

이어 살펴보는 유파가 1849년 ‘하나야기 쥬스케’(花柳壽輔. 1821~1903)가 창시한 ‘하나야기류’(花柳流)입니다. 일본 무용계의 가장 큰 세력을 가진 유파로 창시자 ‘하나야기 쥬스케’는 ‘니시카와 류’(西川流) 파의 안무가이었던 ‘니시카와 요시지로’(西川 芳次郎)와 같은 인물입니다. 이는 스승인 4대 당주 ‘니시카와 센조’(西川扇藏. 1797~1845)가 1845년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유파의 분쟁에 휘말려 파문당한 이후 ‘하나야기 쥬스케’로 이름을 바꾸어 1849년 ‘하나야기류’(花柳流)파를 창시한 것입니다. ‘하나야기류’파의 춤은 외형적인 동작의 중시가 아닌 내면의 심상을 조용한 율동으로 표현해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에서 ‘미소라 히바리’의 어머니가 어린 딸 ‘히바리’에게 ‘하나야기류’(花柳流)춤을 배우게 하였던 내용은 ‘히바리’의 연기와 노래하는 동작에서 실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왔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히바리’의 연기와 노래의 바탕이 되었던 춤에 담긴 이야기는 그의 예술적 감성을 다루는 편에서 상세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음악과 노래를 따라 극의 흐름을 설명하는 부수적 동작이 아닌 특성적인 손짓이 빚어내는 형태 형태 미가 뛰어난 무용 ‘와카야기류’(若柳流)가 있습니다. 이러한 ‘와카야기류’ 무용은 ‘하나야기류’(花柳流)파의 ‘하나야기 쥬스케’ 문하에 입문한 ‘하나야기 요시마츠’(花柳芳松)가 스승과 안무에 대한 이견을 제시하여 파문된 이후 ‘와카야기 요시마츠’(若柳吉松. 1845~1917)로 개명하고 1895년 새롭게 창시한 유파입니다. 이 유파의 춤은 일본의 기생 ‘게이샤’(芸妓)들이 활동한 화류계의 ‘유곽’(遊郭)에서 발전한 동작이 많은 손짓을 가지고 있는 춤이지만 매우 격조 있는 춤으로 평가받고 있는 점은 화류계의 내면에 감춘 의미를 감지하게 한다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 유파의 춤이 화류계가 성업을 이룬 시대상황과 맞물려 가장 거대한 세력으로 발전한 사실도 참고할 내용이라 할 것입니다.

 

▲ (좌) 고구려에서 전해진 日本雅樂 素描 1867年 作 (중)일본 전통 인형극 ‘분라쿠’(文樂) (우) ‘가부키도’(歌舞伎圖) 출처: https://ja.wikipedia.org     © 브레이크뉴스

 

춤(舞)은 성경의 시편 30장 11절에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라는 구절과 같이 사람의 마음이 가장 극명하게 담긴 동작입니다. 나아가 춤은 역사와 환경 그리고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의 존재를 품은 이야기입니다. 이에 그 나라의 춤을 이해하는 것은 곧 그 나라의 가장 깊이있는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장황하게 이웃나라 일본의 무용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의미는 재일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일생에 담긴 예능의 실체를 확인하려면 이러한 일본 무용에 대한 이해가 없고서는 절대로 불가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미소라 히바리’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52세의 나이로 마지막 삶을 마친 순간까지 그의 노래와 연기에 담긴 실체를 깊이 있게 보아온 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내용을 절대로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과 함께 ‘미소라 히바리’의 뒤를 이어 일본 열도를 뒤흔든 재일 한국인 가수 ‘미야코 하루미’(본명-北村春美. 1948~) 또한, 어린 시절 일본인 어머니가 일본 전통 무용교육에 치중하여 ‘미야코 하루미’라는 가수를 탄생시킨 이야기를 이어서 살펴보기로 합니다. 다음 칼럼은 (163) ‘재일 한국인 가수 ‘미야코 하루미’입니다.’ *필자: 이일영(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artwww@naver.com

 

이일영 칼럼니스트

 

원문보기(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561837&section=sc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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